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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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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의 『룬의 아이들 - 윈터러』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이름은 많이 들어봤는데, 동네 도서관에서 읽을거리를 기웃거리다가 골라서 읽게 되었다. 옛날 소설이라서 표지가 누더기일 줄 알았는데, 2019년에 새로 나온 판본이라서 표지도 깔끔했다. 윈터러(Winterer, 겨울을 지새는 자)라는 부제처럼 주인공 보리스 진네만의 역경과 처절한 생존 투쟁이 그려진 소설이다. 가문에 화를 당해 집에서 쫓겨나 아이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온갖 고난이 펼쳐지는 소설 초반부에는 보리스가 언제 크나하는 생각이 제일 많이 들었다. 이런 숨막히는 초반부가 있기 때문에 이후에 폭발적으로 강해지는 보리스와 험난한 세상 속에서 보리스가 믿음직한 동료들을 만나고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느끼는 재미가 커졌던 것 같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보리스의 폭풍 성장(주인공 버프..
조지 오웰의 『1984』 전체주의가 개인을 얼마나 육체적, 정신적으로 파국으로 몰고가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오세아니아의 통치 기구인 '당'은 철저하게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통치하기 위해 상징적인 인물인 '빅브라더'를 내세우고 온갖 수단을 사용한다. '당'은 텔레스크린이라는 기계를 통해 사람들을 감시하고, '당'이 과거에 했던 말을 번복하더라도 그 과거 기록을 조작해서 '당'은 항상 옳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세뇌시킨다. 또한 윈스턴이나 줄리아 같은 반동분자들은 끊임없는 고문을 통해 이념적으로 재무장하도록 만든다. '당'은 영국 사회주의를 표방하지만 마르크스가 주창한 사회주의와는 전혀 다른 주의다. 영국 사회주의는 노동자를 인간 이하로 취급하며 서열이 높은 당원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비인륜적인 행위를 ..
최재서 『천변풍경』과 『날개』에 관하여(1938) 원문 : 최재서, 「『천변풍경』과 『날개』에 관하야」, 『문학과 지성』, 인문사, 1938.위의 글에서 일부 문장이나 단어를 현대어로 약간 수정했다.(예:캐메라->카메라) 오탈자가 있을 수도 있음ㅋ 『천변풍경』과 『날개』에 관하여최재서 1 『천변풍경』은 『조광』 8, 9, 10월호에 연재된 박태원의 중편소설이고 『날개』는 역시 『조광』 9월호에 발표된 이상의 단편소설이다. 두 작품이 다 항간에 흔히 보는 즉흥적 창작이 아니라 오랫동안 작자의 손때를 올린 듯싶은 작품일뿐더러 작자들은 어느 일정한 의도를 가지고 붓을 든 듯싶다. 그리고 그들의 의도는 어느 정도까지 작품 위에 실현되어있음을 기뻐한다. 이 두 작품은 그 취재(取材)에 있어 판이하다. 『천변풍경』은 도회의 일각에 움직이고 있는 세태인정을 그렸고 ..